코로나19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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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4/05 08:06

1. 국가별 코로나19 확진자 수 

- 2020년 3월 29일 현재, 총 251개 국가/영토(UN 회원국 195개) 가운데 204개 국가/영토에서 코로나19 확진자 67만 9천여명이 발생했고, 3만 천여명이 사망했다(치명률 4.7%, 정확한 수치는 추후 계산이 가능하며 이보다 높아져 6%내외 예상).

- 최근 1주일 동안 급격히 확진자수가 증가해 미국이 12만 여명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수를 보이고 있고, 어제 하루 1만 8천여명 즉, 우리나라 현재 총 확진자수 9500여명의 약 2배에 해당하는 확진자가 하루만에 발생하고 있다.

- 두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이탈리아는 9만 2천여명으로 치명률이 10%(현재 확진자 중 사망자이므로 실제로는 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추정)로 주요 발생국가 중 가장 높다.

- 그외 스페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국가들은 우리나라를 넘어서 1만명~8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 13억 8천여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인도에서는 확진자수가 987명밖에 되지 않는다.

- 절대적인 확진자수외 고려해야 할 수치는 나라별로 인구 당 몇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냐는 것인데, 인구 100만명 당(암 통계의 경우 인구 10만명을 기준으로 하지만) 확진자수를 보면, 우리나라보다 확진자수가 많은 11개 국가 중에서 스페인이 1685명, 스위스 1658명, 이탈리아 1529명으로 우리나라 187명 보다 7~8배 높다. 중국이 인구 100만명 당 57명으로 우리나라 보다 유일하게 낮으며, 미국 374명, 영국 252명으로 역시 우리나라보다 높다.

2. 나라별로 확진자수가 차이 나는 이유

- 방역대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아무런 대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더욱 빠르게 더 많은 감염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듯이, 반대로 검역과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해 격리하고 치료하며, 여행 및 이동을 제한하고, 지역을 물리적으로 봉쇄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시행을 통해 대유행을 시간적으로 늦추고, 발생자수를 최대한 낮추며 결과적으로 사망자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나라별로 확진자수가 차이가 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방역대책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발 입국전면금지 시행에 대한 논란이 아직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빠른 진단키트의 개발, 확진자의 동선파악 및 공개,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역학조사와 함께 고위험 집단에 대한 대규모 검사 등의 적극적인 방역대책으로 초기에 중국과 이란 다음으로 확진자수가 많았지만, 현재는 주요 발생국가들 중에서는 확진자수와 인구 100만명 당 확진자수를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발생국 순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시간에 따른 확진자수 증가 곡선을 보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조기에 증가곡선을 편평하게 만들고 있다.

- 기후요인
  지난 3월 9일 SSRN이라는 프리프린트 서비스(preprint service) 저장소(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정식 출판 전 논문 저장소)에 출판된 미국 메릴랜드 의과대학의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우한, 이탈리아, 미국, 이란, 스페인, 프랑스 등 확진자수가 많은 나라들이 북위 30도에서 50도 사이에 분포하고 있으며, 온도는 5-11도, 습도는 47-79%로 코로나19가 활동하기에 적절한 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시 정식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2월 말에 발표된 중국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의 온도가 평균 8.7도로 이보다 기온이 높아지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고 한다.

 외신에서 우리나라를 방역모범국가로 칭찬하는 것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서는 싱가포르, 대만, 홍콩이 훨씬 더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있으니 우리도 이들 나라처럼 더욱 강력하게 입국금지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들 나라의 방역대책 중에서 도움이 될 만 한 대책은 당연히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들 나라에서 확진자수 증가가 억제된 이유에는 적극적인 방역대책 외에도 기후요인이, 북위 1도의 싱가포르(3월 기온 30도대), 북위 24도의 대만(3월 기온 20도대), 북위 22도의 홍콩(3월 기온 20내외)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기후도 한몫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에 이들 나라에서도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인데 방역조치가 느슨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말이다.

- 감염경로 및 발병양상
 우리나라의 경우 약 80% 이상은 집단발병에 기인하고 있다.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신천지 집단의 광범위한 역학조사와 검사를 통해 확진자수가 급증했고, 이후 병원시설, 요양병원, 종교단체, 콜센터 등 집단발병이 우리나라 확진자의 주요 발병양상이자 감염경로가 되었다. 여기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나라보다 확진자수가 많으며 급증하고 있는 미국 및 유럽 등 10여개 국가에서는 어떤 감염경로를 통해 어떻게 발병하고 있는지 외신을 읽어봐도 명확하지 않다. 미국에서조차도 감염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그저 '지역사회감염'으로 보고 되고 있고, 이탈리아 역시 초기에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시행하면서 중국인들을 통한 감염을 의심했으나 감염경로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 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보다 확진자수가 많은 주요 발생국가들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감염경로가 대체적으로 확인된 집단감염이라기보다는 감염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보이며 그렇기 때문에 확진자수가 더 많아진 것으로 생각된다(우리나라 역시 20% 내외는 감염경로가 불확실하며, 다른 나라의 감염경로나 발병양상에 대해서는 추후 확인이 필요하다).

- 기타 이유
 진단역량이나 의료수준이 턱없이 부족하거나, 어떤 나라에서는 의도적으로 검사를 하지 않아 확진자수가 적은 경우도 있다.

- 그런데, 여기에서 나라별로 확진자수가 차이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로 마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3. 일반 건강인의 마스크 착용, 효과 있나?

- 예전 포스팅에서 필자는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일반적으로 건강인은 코로나19를 예방할 목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현재까지 이들 기구 및 기관에서는 의료인과 간병인 및 호흡기 질환자인 경우,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노인/임산부/만성질환자, 건강인의 경우 밀접접촉(지하철 및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포함)을 하거나 의료기관 방문 시에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있다.
 
 이러한 마스크 사용 수칙은 기존에 발표되었던 마스크의 감염병 예방에 대한 연구결과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전문가들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문헌에 따르면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5편의 임상시험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개별 연구숫자가 아주 충분하지는 않으나), 의료기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인들은 착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독감이나 호흡기 감염의 빈도가 40~60% 정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반면에 또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가정 내 독감환자가 있을 때 가족구성원의 마스크 착용유무, 대학생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유무, 병원 내 마스크 착용유무에 따른 독감의 예방 효과를 알아 본 8건의 임상시험 중 6건에서 효과가 없었고 한 연구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함께 손위생을 잘 시행하는 경우 효과가 있었다. 즉 현재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병원내 의료인의 경우 마스크 착용이 호흡기감염병 예방에 효과는 있지만, 병원이 아닌 가정내 혹은 지역사회에서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 그런데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이 떠올랐다. 임상시험을 비롯해 의학 및 역학분야의 연구를 시행할 때, 비용이나 시간을 포함해 여러가지 제약들로 인해, 일반적으로 모두(전체집단, 모집단)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그런데, 코로나19 유행 초기와 비교했을 때 확진자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는 것이 극히 드물다. 야외공간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즉, 마스크 착용의 코로나19 예방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의 측면에서 코로나19 유행 초기 이후 우리나라 전 국민은 중재군으로 마스크 착용군에 해당하고, 미국이나 유럽의 국가들은 대조군으로 마스크 비착용군에 해당하는 군집임상시험(cluster clinical trial)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져 온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표준 무작위 비교임상시험처럼 엄격한 기준으로 연구대상자를 선정해 무작위 방법을 사용한 것은 아니니 무리가 있지만, 일종의 실용적 임상시험(pragmatic clinical trial) 성격의 군집임상시험으로 볼 수도 있겠다. 엄밀히 말하면 상관연구(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의 수와 코로나19 확진자수의 상관관계)에 가깝긴 하지만 말이다.

- 가설
 (비록 정보가 부족하긴하나 외신의 내용을 토대로)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지역사회감염이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많은 경우 감염경로가 확인이 되고 있는 집단감염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지역사회감염의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지역사회감염의 빈도가 적은 이유 중의 하나로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는데도 마스크 착용을 많이 하지 않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가 급증하면서 거의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를 100% 차단하지는 못 할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감염확산의 확률을 더욱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 연구과제
  현재까지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건강인을 대상으로 한 마스크 착용의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은 주로 가정 내 독감환자가 있을 때 다른 가족 구성원의 마스크 착용유무에 따른 독감예방효과 연구가 주였다. 하지만 지역사회 전 구성원이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의 예방효과에 대한 연구는 없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 감염의 예방에 있어 건강인의 마스크 착용의 효능은 근거가 불충분했다. 하지만 위 가설에 따르면 대다수의 지역사회 거주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호흡기감염병을 낮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무작위 비교임상시험을 시행할 수도 있겠고,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마스크 착용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라별 마스크 착용률과 코로나19 발생에 대한 상관관계분석 연구도 가능할 것 같다.

4.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CDC의 마스크 착용 지침, 변화가 필요한가?

 - 현재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CDC의 지침은 건강인의 경우에 일반적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물론 미국 CDC의 경우 실내 밀접접촉 시에는 권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러한 지침과 함께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경계하는 문화가 있어 우리나라나 대만 등 동양과는 다르게 마스크 착용률이 낮은 것 같다.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마스크 공급의 문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겠지만, 일반 건강인을 포함한 전국민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밀접접촉해야 하는 상황 혹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사용을 착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바꿔야 하는 것에 대해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우리나라에서의 방침은 이와 같기 때문에 특별한 변경은 필요하지 않다).